빨간집의 책/빨간집이 출간한 책

이만하면 잘 살아왔다

어니스트 2022. 5. 4. 19:38

발행정보

 

발행일 : 2021년 5월 8일
글 : 조지영 
편집디자인 : 조지영 
이미지 편집 : 장종현
구술 : 박흥순, 조이남
도움 : 조지홍, 조지현, 조지호, 장민서
그림 : 홍지영
펴낸곳 : 빨간집(제2015-000013호)
ISBN : 979-11-969056-3-7(03810) 
쪽수 : 174p
사이즈 : 148*210mm
가격 : 13,000원

책 소개

기록관리전문직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어느 날 부모님이 모아둔 사진을 책으로 엮어보기로 결심했다. 사진을 스캔하고, 서울-부산 간의 거리는 영상통화와 메신저로 메워 부모님께 사진 이야기를 듣고 글로 정리했으며, 책의 편집디자인까지 직접 했다. 부모님의 옛 사진에는 부모님의 개인사가 담겨 있을 뿐 아니라 부모님 세대가 겪었던 사회와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시절의 남성과 여성의 이야기가 있었다. 개인의 이야기가 공적인 역사로 읽히는 과정을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저자 소개

조지영
기록을 좋아하게 된, 기록으로 먹고사는, 그녀와 그의 첫째 딸입니다.

목차

1. 1978년 9월 30일 그날
그, 그녀를 만나다
그녀, 그를 만나다
약혼

2. 1978년 12월 24일 그날
기분을 망친 그
몽니

3. 1978년 12월 24일 이후
‘조니’ 탄생
시작되었다
김포로 가다
반지의 추억
길가의 단칸방
궁핍한 생활
어머니의 쌈짓돈

4. 그녀 이야기
아들 귀한 집 네 번째 딸
서울은 사람 살 데가 아녀
일당백
주경야樂
두 번의 죽을 고비

5. 그의 이야기
두 번째 아들 ‘이남’이
떠나다
멋장이 사나이
굴바위 추억
군대에 가다
진도와 제주
병들다
잘 안 풀리는 일

에필로그 중에서

어느 날 부모님 집 거실 장식장 한편에 놓인 오래된 앨범이 눈에 띄었다. 어릴 때부터 봐오던 큰 감흥 없던 그저 ‘사진 모음집’이라 여기던 것인데 어느 순간 이 앨범이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기록관리자’라는 직업을 갖게 된 지 올해로 12년 차 ‘조직의 기록을 어떻게 하면 더 잘 관리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일상인 나에게 저 앨범은 완전히 다른 감성을 일깨웠다. 

(중략)

‘매일 퇴근 후 밤 10시까지는 책 내용을 꼭 채우자’는 계획을 세웠고 실행에 옮겼다. 처음 계획했던 책은 단순히 사진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사진에 대한 한 줄 정도의 정보를 넣는 것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진이 내가 알지 못했던 정보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래서 사진의 주인공이자 당사자인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고, 나는 부산에, 부모님은 서울에 계시니 매일 저녁 영상통화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다. 부모님은 전화기 너머에서 말씀하시고, 나는 컴퓨터 메모장에 간략하게 받아적었고, 통화를 마친 후 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정리해나갔다. 부족한 부분은 틈틈이 카카오톡을 통해 사진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듣거나, 부모님과 같이 사는 막냇동생을 통해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다.

사진과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그 시절 부모님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이 멈추지 않았던 날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두 분이 살아온 시간을 감정적으로 소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나의 감정은 빼고, 그 시절 그때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진에 이번 책에는 두 분의 젊은 시절과 결혼 직후까지의 이야기만 담았다. 시점으로는 1980년까지이다. 1980년 이후 이야기는 차차 진행하려고 한다.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모든 이야기가 완성되길 바란다.